故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유족 원하면 진상 조사"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MBC 측은 "유족이 요청한다면 진상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MBC는 28일 공식 입장을 통해 “고인은 프리랜서로 일하며 담당 부서나 관리 책임자들에게 고충을 알린 적이 없었다”며 “만약 고충을 신고하거나 피해 사실을 알렸다면 회사는 즉시 조사에 착수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MBC는 직장 내 괴롭힘을 엄격히 처리하고 있으며, 프리랜서를 포함해 신고나 상담 요청이 들어오면 지체 없이 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는 일부 보도에서 언급된 “고인이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는 주장에 대해 “그 관계자가 누구인지 알려달라”며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또한 “최근 발견된 유서를 유족이 기반으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할 경우, 최단 시간 내에 진상 조사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MBC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유포와 의혹 제기를 자제해 달라”며 “고인의 명예와 직결된 문제이자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고 당부했다.

 

매일신문은 27일 오요안나 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유서를 근거로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보도했다.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두 명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내용을 비롯해 동료들의 비난 메시지와 음성 파일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2021년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입사했으며, 이듬해 3월부터 동료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기 시작했다. 한 동료는 오보 책임을 고인에게 전가했고, 또 다른 동료는 퇴근 이후에도 고인을 불러 퇴근을 지연시키는 일이 빈번했다고 한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겼다. 당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유서 발견으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지며 사건의 진상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21년 MBC 기상캐스터 공채에 합격하며 ‘930 뉴스’에서 활약했다. 2022년 tvN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아이돌 데뷔를 준비했던 과거를 공개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이하 MBC 공식 입장 전문.

고인과 관련된 사실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라 MBC로서는 대응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는 점입니다.
고인이 당시 회사에 공식적으로 고충(직장 내 괴롭힘 등)을 신고했거나,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사실을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입니다. MBC는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엄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프리랜서는 물론 출연진의 신고가 접수됐거나 상담 요청이 들어올 경우에도 지체없이 조사에 착수하게 돼 있습니다.

일부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고인이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다'라고 한다면 그 관계자가 누구인지 저희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무분별한 유포와 의혹 제기를 자제해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고인의 명예와 직결돼있을 뿐 아니라 또다른 차원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합니다.
MBC는 최근 확인이 됐다는 고인의 유서를 현재 갖고 있지 않습니다.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있습니다.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동시에 구성원들의 소중한 일터로서 항상 부끄럽지 않은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