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랍국, 가자주민 데려가라…그곳에 주택 짓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문제 해결을 위해 요르단과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에 팔레스타인인을 대규모로 수용하고 가자지구를 재정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통화한 내용을 언급하며 “가자지구 전체를 살펴보니 엉망진창이라 요르단이 더 많은 역할을 맡아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집트도 팔레스타인인들을 수용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이와 관련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26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상황이 무너지고 있다. 차라리 일부 아랍 국가들과 협력해 이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다른 곳에 주택을 짓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주택이 “일시적일 수도, 장기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CNN 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놀랍고 이례적인 구상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계획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방안에 반대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과는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상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미국 정책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인지 불분명하지만, 약 20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을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제사회는 중동 평화 해결 방안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적인 주권국으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강조해왔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지난 19일부터 휴전에 돌입했으며, 피란했던 가자지구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 재건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 분쟁으로 이미 많은 팔레스타인 난민이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지의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집트는 이번 가자 전쟁 이후 추가적인 난민 수용을 거부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첫 방문국으로 유럽의 핵심 동맹국인 영국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에도 사우디를 첫 방문국으로 선택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일 취임식 이후 사우디가 미국 상품 5000억 달러(약 720조 원)어치를 구매한다면,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사우디를 첫 방문지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우디는 6000억 달러(약 86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으로 화답했다고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시간 이내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영국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스타머 총리에 대해 “진보적 성향이 있어 나와는 조금 다르다”면서도, 두 사람이 “잘 어울렸다”고 평가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를 미국이 장악하겠다는 구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그린란드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린란드 주민들은 우리와 함께하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자유세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덴마크가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막는다면 매우 비우호적인 행동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